Ⅰ서 론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초음파검사(ultrasonography)는 비 침습적(non-invasive)으로 단순한 임신의 확인, 태아의 위치와 수 및 태반 상태의 평가, 기형의 진단 및 초음파 유도 하 시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고위험 임신군이 증가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도플러나 사차원초음파 같은 새로운 기법의 초음파 이 용이 산전 진단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1]. 2015년 전국 6 개 도시에서 현재 임신 중이거나 1년 이내에 출산한 여성 약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평균 7.5회의 초 음파검사를 받았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의료 선진국에서 는 산전 초음파검사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회 정도 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필요이상의 초음파검 사를 시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2].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in korea)에서는 2007 년 진단초음파의 안전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불 필요한 과도한 노출은 피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컬 러나 도플러를 사용하는 초음파 영상진단장치의 경우 출력 음향파워의 세기가 제한치를 넘기기도 하기 때문에 사용자 측면에서 신중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였다[3].
진단초음파가 인간에게 미치는 잠재적인 생물학적 효과 (bio effect)에 대한 현재 보고는 없으며 의학적으로 초음 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지 만,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한 장시간 초음파조사를 실시한 동물연구에서 세포손상에 의해 무뇌증(anencephaly), 척추 갈림증(spina bifida), 뇌탈출증(encephalocele), 소뇌증 (microcephaly) 등이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4].
초음파가 생체조직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전은 초음파 가 조직을 투과하는 과정에서 파동의 진폭이 감소하여 그 진폭이 줄어든 만큼 에너지는 열로 변환되어 흡수에 의해 조직의 온도가 상승하는 열효과(thermal effect)와 공동화 (cavitation) 같은 비열효과가 있으며 태아에게 미치는 중 요한 기전은 열효과로 알려져 있다[5]. 아직까지 고열에 의 한 태아기형이나 발달장애가 입증된 보고는 없으나 쥐를 대 상으로 한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태아에게도 미칠 수 있는 영향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6].
초음파진단에 사용되는 주요 모드(mode)에는 밝기(bright mode; B mode), 컬러(color mode; C mode), 파워도플러 (power doppler; PD mode) 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는 주로 진단에 사용되는 B mode와 함께 임신초기 태아의 심음(heart beat) 및 움직임을 가시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C mode나 PD mode의 초음파 검사시간에 따른 체표면 조직 의 온도변화의 값을 도출하여 열효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 노출시간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Ⅱ대상 및 방법
1실험대상
2017년 1월∼3월까지 인체온도의 영향을 줄 수 있는 특 별한 질병이 없으며 온도변화의 폭이 적은 건강한 가임기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동의를 구한 후 실험을 진행하였다. 평균 나이는 22.63세, 평균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20.66 kg/m2이었으며, 이마온도를 측정한 후 평균 체온을 벗어난 군은 실험에서 제외하였다.
초음파장비는 주파수 7.5∼10 MHz, 중심주파수 10 MHz의 Linear array probe(LOGIQ P6-PRO, GE, USA)를 사용하 였다. 온도측정에 사용된 온도계는 피부와의 접촉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고자 비접촉식 온도계(Thermofinder S HFS-900, HuBDIC, korea)를 사용하였다.
2실험방법
1)온도변화 측정
실험 시작 전 실내 온도에 의한 오차를 줄이고자 평균 24 ∼26°C로 유지하였으며, 초음파의 투과력을 향상시키기 위 해 초음파 탐촉자(transducer)에 소량의 젤(gel)을 도포하 여 실험시작 전 스캔 하지 않은 채 10분 경과 후 왼쪽허벅지 (실험군)와 오른쪽허벅지(대조군)의 온도를 측정하였다.
왼쪽허벅지에 각각의 모드 즉 B mode, C mode, PD mode에 따라 일반적으로 초음파검사 시 탐촉자로 가해지는 정도의 압력을 가한 뒤 좌우로 움직여가며(swing) 초음파스 캔을 실시하였다. 10분에서 5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비접촉 식 온도계를 사용하여 피부와 최대한 가까운 거리(2 cm)를 유지하여 측정하였다. 3회 측정한 뒤 측정한 3회의 평균 온 도값을 산출하였다[7]. 오른쪽허벅지에는 초음파스캔을 하 지 않은 채 왼쪽허벅지와 마찬가지로 10분 간격으로 온도를 측정하였다.
스캔을 위한 조건은 B mode는 TIS(thernal index tissue) 0.3, 주파수 10 MHz, 출력 100 %, Depth 4 cm, C mode와 PD mode는 TIS 0.4, B mode와 동일한 조건하에 color box 즉 ROI(region of interest)는 가로 3.4 cm, 세로 2.3 cm로 지정하였다.
2)통계분석
초음파 조사 시간에 따른 온도변화의 표준편차 범위 내 평 균값을 구하였다. 시간에 따른 양쪽허벅지 온도의 차이분석 은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각 모드에 따른 조사시간 별 온도차이분석은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 ANOVA)을 사용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통계분석 은 SPSS(statistics software version 24.0 IBM, USA)를 이용하여 처리하였으며, 모든 통계량의 유의수준은 p<0.05 로 정하였다.
Ⅲ결 과
1체표면 온도변화
초음파 조사 전(base)을 포함하여 조사 후 10, 20, 30, 40, 50분 각 6단계로 분류하여 온도변화를 관찰하였으며, 초음파를 조사한 왼쪽허벅지에서는 모드 별 평균 온도값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가하였다. 반면 초음파를 조사하지 않은 오른쪽허벅지에서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였다.
B mode에서 초음파 조사 후 왼쪽허벅지의 시간에 따른 평균 온도변화는 10분 후에 일시적으로 온도가 감소하다가 서서히 증가하였으며, 10분(p=0.018), 50분(p=0.00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Table 1).
C mode에서는 온도감소 없이 일정하게 상승하였으 며, 조사 후 20분(p=0.010)부터 유의한 차이를 보였 다(Table 2).
PD mode의 경우 C mode와 마찬가지로 온도감소 없이 일정하게 상승하였으며, 조사 후 30분(p=0.003)부터 시간 이 경과함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온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Table 3).
2시간에 따른 모드별 온도차이
왼쪽허벅지(실험군)의 모드 별 온도변화의 평균과 표준편 차는 B mode 35.80±0.62°C, C mode 36.30±0.31°C, PD mode 36.35±0.41°C로 측정되었다(Table 4). 다변량 검정 에서 측정 시점에 따른 온도변화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p=0.000), 개체 간 효과검정에서 모드에 따라 측정시간 별 온도변화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며 변화하 였다(p=0.000), (Fig. 1).
Ⅳ고 찰
현재 산과 영역에서 초음파검사는 산전 관리, 진단의 핵 심을 이루는 검사 중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 다수의 의사나 산모는 초음파가 태아나 배아에게 안전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은 고열이 며, 고열(hyperthermia)은 뼈가 있는 조직에서 가장 많은 흡수가 일어나고 두개골로 둘러싸인 신경계에 가장 많은 영 향을 일으킨다고 하였다[1].
포유류를 포함한 동물실험에서 열효과는 뼈의 경계면에 서 가장 크다고 알려졌으며, 생체조직의 온도상승과 손상이 입증되었다. 또한 세포분열을 멈추게 하고 때로는 분열되고 있는 세포를 파괴시킬 수 있어 모체의 급격한 온도상승은 배아의 뇌 발달과 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효과는 관류(perfusion)가 부족한 임신 초기에서 생물 학적 영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동물실험의 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간 과할 수는 없다[8,9].
산부인과에서 실시되는 임신초기 초음파검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주파수의 경질초음파(vaginal ultrasonography)를 시행하고 있으며, 태아의 심음을 확인 하기 위해 펄스도플러나 칼라도플러를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 Merritt 등[10]의 연구에서 초음파의 주파수가 높거 나 강도가 높을수록 온도가 증가하며 또한 노출시간이 길수 록 온도의 상승이 커진다고 보고하였으며, 도플러초음파의 경우 1.5°C 이상의 온도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우리 나라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초음파협회(World Federation for Ultrasound in Medicine and Biology; WFUMB), 미 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 EU의 EFSUMB (European Federation of Societies for Ultrasound in Medicine and Biology)등에서는 음향출력에 대한 한계치 를 제시하여 출력이 높은 도플러 등의 초음파 이용은 조심 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11].
국내에서 진행된 초음파의 열효과에 관한 연구는 실제 산 모를 대상으로 진행되지는 못하였다. 유 등[12]의 인체모사 조직을 이용한 온열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초음파 트랜스듀 서의 재질에 따라 온도상승에 차이가 있음을 밝힌바 있으 며, 정 등[13]은 생체모의매질을 이용하여 온도상승효과를 비 침습적으로 가시화하여 확인함으로써 유효성을 검증하 기도 하였다. 김 등[7]의 평균 나이 29세 여성에게 실시한 주파수 3.5 MHz convex probe B mode를 이용한 허벅지 온도변화에 대한 연구에서는 초음파 검사 시 50분부터 온도 가 검사 전 보다 1°C 이상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40 분 내에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추론하였 다. 하지만 실제로 임상에서 사용되어지는 경질초음파와는 환경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다양한 파라미터의 연구가 이루 어지지는 못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문헌고찰에 의해 비교적 연부조직 이 많은 허벅지 체표면의 온도를 측정하여 초음파 조사 시 온도가 상승하면 하복부의 온도도 올라갈 것이라는 가정 하 에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임신초기 태아 초음파검사 시 실시하는 경질초음파와 비슷한 고주파수와 검사 깊이로 초 음파를 조사한 체표면과 조사하지 않은 체표면의 온도를 비 교함과 동시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B mode와 함께 C mode, PD mode의 유의미한 온도변화 차이를 고찰하고 안 전한 노출시간의 기준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B mode에서는 초음파를 조사한 허벅지의 경 우 조사 후 50분부터 검사 전보다 0.58°C 상승하였으며 조사하지 않은 허벅지와 유의한 온도차이를 나타내었다 (p=0.007). 조사 후 10분에서는 오히려 일시적으로 온도가 하강하였다. 이것은 젤(gel) 도포로 인한 온도저하 효과와 혈류의 냉각(cooling)효과로 사료되며 김 등[7]의 연구와 일 치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C mode에서는 B mode에서처 럼 일시적인 온도 하강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조사 후 20분 부터 유의한 온도차이가 나타났다(p=0.010). PD mode에서 는 조사 후 30분부터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지속적인 온도 상승을 나타내었다(p=0.003). 조사 시간에 따른 모드 별 전 체 평균온도의 차이분석에서는 PD mode에서 가장 민감한 온도상승의 경향을 보였다(p=0.000).
본 연구의 제한점은 가임기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실험을 진행하였고, 실험 방법에서 탐촉자 자체 마찰에 의 한 온도상승의 변화는 보완하지 않았다. 또한 초음파에 노 출되지 않은 체표면에 비해 노출 된 체표면은 일정 시간이 후 온도상승에 있어서 유의미하게 차이를 보이며 상승하였 지만 1°C 이상 급격히 상승하는 결과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직접 경질초음파를 시행하여 실시 되지 못하여 연구결과를 체표면 조직의 온도상승 시간을 절 대적 기준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태아의 기초 체온이 모체의 체온보다 0.3∼0.5°C 더 높고, 연부조직이나 뼈에서는 초음파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보다 더 많은 온도상승이 일어날 수 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14].
현재 초음파 열효과에 의한 임신초기 태아손실이나, 염색 체이상, 기형, 소아암, 태아성장이상, 신경학적 발달이상 등 이 인간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보고는 없으며,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의학적으로 필수적인 초음파검사의 시행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태아 에 대한 생물학적 효과와 부작용으로 인해 오랜 시간의 초 음파 노출은 자제할 것을 경고하며, 대규모 연구에 의한 역 학적조사로 초음파 위해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Ⅴ결 론
본 연구는 초음파진단에 사용되는 진단모드 별 시간에 따 른 온도상승의 유의성을 살펴보고 배아나 태아를 관찰하기 위한 초음파검사 시 열효과에 영향이 없는 시간을 고찰하고 자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B mode는 초음파 조사 후 50 분, C mode 는 20분 PD mode는 30분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온도는 상승하였으며, PD mode에서 가장 민감한 반 응을 나타내었다. 또한 노출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온도상승 의 시간이 짧아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임신 초기 배아나 태아를 관찰하기 위한 초음파검사 시 PD mode는 조심스럽 게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과도한 검사시간을 피하여 신속 하게 진단목적으로만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산전초음 파를 시행하는 검사자는 초음파의 생물학적 효과를 충분히 숙지하고 무분별한 남용은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