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보험(insurance)은 질병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게 되는 미래의 불확실한 큰 손실을 대비하기 위하여 미리 주기적인 보험료 부담을 하여 현재의 적은 손실로 대체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과 개인의 필요로 의하여 가입한 민간보험사의 민간의료보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국가의 사회 보장제도 중 하나로 질병 및 부상 등으로 발생한 치료비가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되는 면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입자 간 상호 위험을 서로 분담하며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보험원리에 근거하여 국민이 평소에 보험료를 내어 기금화하였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급여를 제공해 주는 제도이다. 1977년 1월 1일에 500인 이상의 사업장 근로자 대상으로 의료 보험법이 시행되었으며 그 이후로 12년 만인 1989년, 보험 가입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였다[2]. 이는 국민의 의료접근성 및 형평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일본, 독일,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에서 공보험을 확대한 속도에 비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기간 내에 달성한 사례로 평가된다[3].
하지만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건강보험의 재정은 고갈되고 있으며 낮은 보장성 문제로 국민은 지속적인 불만을 품고 있으며 요양기관 또한 저수가 정책으로 인해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를 보면 사회 보장제도 시행 초기부터 급여서비스의 범위가 넓고 본인 부담 수준이 낮은 방식으로 의료보장이 이루어져 왔다[4]. 저부담 및 저급여 체계에서 출발했던 한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당시 초기 정책 의제가 급여 가입 대상 확대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으로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2년 62.5%이었으며 2020년 65.3%로 나타났다. 8년간 약 2.8% 증가했다고 보였다. 이는 보장률과 범위가 크게 개선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으며 OECD 국가들 대부분은 건강보험 보장률이 평균 73.8% 정도에 달한다[5].
한국의 의료비 보장 체계는 공적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 가입이 주가 되지만, 앞서 언급한 공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이루어지는 혼합체계라고 할 수 있다. 건강보험의 보완재로 실손보험이 선호되면서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큰 성장을 하였다. 2022년 기준 실손보험에 가입한 대상은 약 4,000만 명이며 이는 한국의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급증하 는 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OECD에서도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권고하고 있다[6].
민간의료보험에 관한 국내외 연구는 민간의료보험 가입 결정요인이나 의료이용행태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민간의료보험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에서는 남성일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만성질환과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고소득층이 민간 의료보험에 주로 가입한다고 하였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에 비하여 5분위 계층에서 민간의료보험 가입 확률이 약 9배 정도 높게 나타나 저소득층의 경우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7]. 민간의료보험 결정요인에 관한 네덜란드의 연구 사례를 살펴보면 보험료 액수가 보험 가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으며 고령자, 의료지출이 많이 예상되는 대상자일수록 다른 민간의료 보험 회사로의 변경이 적다고 하였다[8]. 이는 고령자 및 의료 지출이 많은 대상자의 경우 대부분 만성질환 보유자이므로 보험 가입으로부터 제외되어 새롭게 민간의료보험 상품에 가입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의료 서비스 이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선행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민간의료 보험의 가입은 의료 서비스 이용량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9]. 민간보험 가입은 외래와 입원 이용을 증가시킨다고 하였다. 이는 소득이 높은 4분위에서 다른 소득 분위보다 높게 나타났다 [10]. 민간의료보험이 한국보다 더욱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공보험(Medicare)과 민간의료보험(Medigap) 가입 대상자의 의료서비스 이용량의 차이를 확인하였는데, 민간보험으로 인하여 의료서비스의 전체 사용량이 늘어났다[11].
둘째로 민간보험 가입 여부는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에 차이를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가 외래 및 입원 서비스 이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선행 연구에서는 민간의 료보험으로 인해 증가한 의료서비스 이용량은 대상자들의 개별적인 특성에 기인한다고 하였다[12].
또한 민간의료보험 가입 유지에 관련한 선행 연구는 드물었지만, 관련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보험 가입 후 대상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경우에 가입을 유지하는 경향이 높다고 하였다 [13]. Jeon and Kwon [14]의 연구에서는 의료비 지출을 경험한 대상자일수록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유지 경향이 높다고 하였다. 선행 연구를 살펴보았지만, 결과적으로 대상자의 어떠한 특성들로 인하여 민간의료보험의 해약 의향에 차이가 발생하는 지에 관련한 연구는 제한되어 있었다. 하여 대상자의 어떠한 요인들로 인하여 민간보험 해약 의향에 차이가 발생하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징이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둘째, 대상자의 생활 습관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셋째, 대상자의 만성 질환군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넷째, 대상자의 신체·정신적 건강 상태 인지에 따라 민간의 료보험 해약 의향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자료원 표본추출 방법
한국 의료패널은 한국 보건 사회 연구원과 국민 건강보험 공단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조사로 2008년에 시작하여 2019년까지 1기 패널을 구축하였으며, 2019년부터 2기 패널을 구축하여 매년 조사를 시행한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자는 2기 한국 의료 패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하였고 대상자는 총 16,587명이 었으며, 빈도 분석을 통해 도출된 유효 표본은 11,593명이었다. 본 연구에서 민간의료보험 해약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 인자가 무엇인지를 탐색적으로 규명하는 과정에서 민간의료보험 해약 여부에 응답하지 않은 8,225명이 분석에서 제외되어 분석에 적용된 Baseline Data 표본은 8,362명이었다. 카이제곱 검정과 로지스틱 회귀분석에 최종적으로 활용된 표본은 분석데이터에서 결측치가 제외된 8,199명이었다<Fig. 1>.
2. 변수
1) 종속변수
대상자에게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문항 “현재 가입한 민간의료보험을 해약할 의향이 있으십니까?”에 “예” 로 응답한 경우에 해약 의향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아니요” 로 응답한 경우는 해약 의향이 없다고 판단하여 데이터를 검증에 활용하였다.
2) 독립변수
본 연구에서 정의한 독립변수는 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징, 생활습관, 만성질환군, 건강 상태 인지이며, 해당 항목은 Table 1과 같다.
3. 분석 방법
첫째, 빈도 분석(frequency analysis)으로 대상자의 현황을 파악하고, 연구에서 적용된 변수들에 대해 기술하였다.
둘째, 본 연구에서 정의한 종속변수인 민간의료보험 해약의 향과 독립변수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생활 습관, 만성질환, 건강 상태 인지 항목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을 실시하였다.
셋째,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을 종속변수로 가정하고, 모든 독립변수를 투입하여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진행하였으며, 단변량에서 유의한 변수를 투입하여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의 분석기법들이 적용되어 진행되었으며, 분석은 SPSS 25.0(IBM corporation, Windows, Armonk, NY)으로 구현되었다.
Ⅲ. 연구 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인 현황_빈도 분석
대상자의 특성을 빈도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여성이 53.4%로 남성보다 많았으며, 동거 여부의 경우, 현재 동거 중인 가구가 98.5%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주지를 살펴보면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그 외 지역이 58.2%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다. 상용치료 기관 유무에서는 해당 치료 기관이 있는 대상자가 54.9%로 더 많았다. 대상자의 생활습관 항목에서는 최근 1년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대상자가 52.7%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흡연의 경우 비흡연자가 62.7% 로 더 많은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
만성질환 항목에서는 만성질환이 없는 대상자가 56.3%로 더 많았으며, 중증질환인 심·혈관질환 및 악성 신생물 질환이 있는 대상자는 10.1%로 보였고 관절 질환의 경우 20.8%였으며, 만성질환 중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인 질환은 고혈압 및 당뇨였다(30.2%). 대상자의 건강 인지 상태의 경우 신체적으로 통증 및 불편함이 없는 경우가 65.9%로 더 많았으며, 정신적으로 우울 및 불안감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10.4%로 보여졌다.
2.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과 대상자의 관련성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과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생활습관, 만성질환, 건강 상태 인지와의 관련성은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으로 Table 3과 같이 분석하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해약 의향이 더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검증되었다(X2=4.995, p<.05). 생활습관의 경우, 최근 1년간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대상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대상자보다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이 더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검증되었다(X2=7.480, p<.01). 흡연의 경우엔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해약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보였으며(X2=4,769, p<.05), 음주의 경우 최근 1 년간 음주의 빈도가 높을수록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이 더 높았다(X2=9.715, p<.01).
만성질환 유·무의 경우 만성질환이 없는 대상자가 민간의 료보험 해약 의향이 높았으며(X2=10.748, p<.01). 만성질환을 질환군으로 분류했을 때는 심·뇌혈관질환 및 악성 신생물 유무(X2=5.901, p<.05)와 관절 질환 유무가 해약 의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X2=14.490, p<.001). 신체·정신의 건강 인지 상태 항목에서는 정신적 건강 상태에 해당하는 우울·불안감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대상자보다 해약 의향이 높았다(X2=5.104 p<.05)
3.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1)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고려된 영향 요인들을 투입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진행하였다. 해약의 향을 종속변수로 가정하고,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징, 생활습관, 만성질환, 주관적인 신체·정신 건강 인지 상태를 투입하여 종 속변수와 독립변수 각각 1:1로 유의성을 보는 단변량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성별의 경우, 여자대비 남자는 해약 의향이 1.243(배) 높았다(p<.05, 95% C.I for OR=[1.027 – 1.505]).
생활습관에서는 최근 1년간 규칙적으로 한 대상자의 해약 의향이 불규칙한 운동 습관을 갖는 대상자보다 0.766(배, 1-0.766=0.234) 즉 23.4% 낮았다(p<.01, 95% C.I for OR=[0.633 – 0.928]). 흡연의 경우, 흡연한 경험이 있는 대상자의 해약 의향이 비흡연 대상자보다 1.242(배) 높았다(p<.05, 95% C.I for OR=[1.022 – 1.509]). 음주 항목에서는 대상자의 최근 1년간 음주빈도 ‘1∼3회’를 참조범주로 설정하였으며, ‘1 ∼3회’ 경우 대비 ‘4∼6회’ 경우의 해약 의향이 1.313(배) 높았다(p<.01, 95% C.I for OR=[1.071 – 1.611]). 음주의 빈도가 ‘7회 이상’ 경우에는, ‘1~3회’ 경우 대비 해약 의향이 1.536(배) 높았다(p<.05, 95% C.I for OR=[1.088 – 2.169]).
만성질환의 경우, 만성질환이 있는 대상자가 만성질환이 없는 대상자 대비 해약 의향이 0.718(배, 1-0.718=0.282) 즉 28.2% 낮았다(p<.01, 95% C.I for OR=[0.588 – 0.876]). 본 분석에서는 만성질환을 고혈압 및 당뇨병, 간질환 및 만성하기도질환, 심·뇌혈관질환 및 악성신생물, 갑상선질환, 관절질환의 총 5개 만성질환 군을 생성하였으며 각각의 유의성을 검증 하였다. 그 결과, 심·뇌혈관질환 및 악성신생물 유무, 관절질환 유무가 해약 의향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심·뇌혈관질환 및 악성신생물에 해당하는 질환이 있는 대상자의 해약 의향은 해당 질환이 없는 대상자 대비 0.592(배, 1-0.592=0.408) 즉 40.8% 낮았으며(p<.05, 95% C.I for OR=[0.386 – 0.908]), 관절 질환이 있는 대상자의 해약의 향은 해당 질환이 없는 대상 대비 0.573(배, 1-0.573=0.427) 즉 42.7% 낮았다(p<.001, 95% C.I for OR=[0.429 – 0.766]). 주관적인 건강 인지 상태에서는 우울·불안감이 없는 대상자의 해약 의향이 우울·불안감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 있는 대상자 대비 0.709(배,1-0.709=0.291)즉 29.1% 낮았다 (p<.05, 95% C.I for OR=[0.525 – 0.957]).
결과적으로 여성일수록 민간의료보험을 해약할 의향이 낮았으며, 생활습관 항목에서는 대상자가 최근 1년 동안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하며 비흡연자이고 음주 빈도가 낮을수록 해약할 의향이 낮았다. 또한 만성질환이 없는 대상자에 비하여 만성질환이 있는 대상자가 민간의료보험을 해약할 의향이 낮았으며, 특히 심·뇌혈관질환 및 악성신생물과 관절 질환군에서 해당 질환이 있는 경우가 해당 질환이 없는 대상자에 비하여 해약할 의향이 낮았다. 대상자의 건강 인지 상태의 경우에는 우울·불안감이 없는 경우가 해약할 의향이 낮았다.
2)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진행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검증된 독립변수를 모두 투입하여 가장 영향력 있는 변수를 살펴보기 위해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Table 5와 같다.
관절 질환의 경우, 관절 질환이 있는 대상자의 해약 의향은 관절 질환이 없는 대상 대비 0.584(배, 1-0.584=0.416) 즉 41.6% 낮았으며(p<.001, 95% C.I for OR=[0.436 - 0.781]),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검증되었다.
생활습관 중 운동 항목의 경우 1년 동안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대상자가,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갖지 않은 대상자 보다 해약 의향이 0.806(배, 1-0.806=0.194) 즉 19.4% 낮았으며(p<.05, 95% C.I for OR=[0.664 - 0.980]),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검증되었다.
정신적 건강 상태에 해당하는 우울·불안감의 경우, 우울· 불안감이 있다고 인지하는 대상자가 그렇지 않은 대상자보다 1.476(배) 높았으며(p<.05, 95% C.I for OR=[1.071 - 2.033]),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검증되었다.
Ⅳ. 고찰 및 결론
민간의료보험은 위험 분산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 관리 기능을 실현하고 의료 전달체계 구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OECD에서도 민간의료보험을 권고하고 있으며[8], 전 세계적으로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공보험 못지않게 중요한 분야라 할 수 있다. 민간의료보험 관련 연구는 향후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역할 설정에 있어 의료보장 체계 관련 정책 결정 연구 및 보험업계의 의료보험 상품 기획 의사결정에도 유용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선행되었던 민간의료보험 연구들이 존재하지만[15] 여전히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 있으며 후속 연구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민간의료보험 관련 연구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의료전달체계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고찰할 수 있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은 다양한 종류의 보장을 전략적으로 제공하기에 각기 다른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고 이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에 유연성이 높다[16]. 따라서 본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완재로 민간의료보험이 선호되면서 앞 으로도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기에 이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탐색을 하고자 하였다. 한국 의료패널 2기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분석을 통해 도출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목적에서 네 가지로 분류한 변수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징, 생활습관, 만성질환, 주관적인 건강 인지 상태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더 상세히 변수 항목을 분류하여 살펴보면 먼저 대상자의 성별 중 여성이 민간의료보험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낮은 해약 의향을 보였는데, 이는 선행 연구에서도 여성이 보험 가입 확률과 의료서비스 이용 확률에 있어 모두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 다[17]. 이는 민간의료보험 가입 당시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높았지만, 해약 의향 또한 남성이 높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대상자의 생활습관 항목에서는 최근 1년 동안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대상자일수록 민간의료보험 해약이 높았으며, 흡연 경험이 있는 대상자가 비흡연 대상자보다 해약 의향이 높았다. 음주의 빈도가 높을수록 해약 의향이 높다고 보였는데 이는,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가지며 흡연을 하지 않고 음주빈도가 낮을수록 민간의료보험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소 건강에 관심이 있으며 건강을 위해 꾸준하게 양질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대상자가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이 낮다고 판단된다. 선행 연구에서도 대상자의 신체 활동 강도가 높거나 횟수가 많은 경우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이 더 높다고 하였다 [18]. 대상자의 생애주기별 민간의료보험 가입 영향요인을 살펴본 선행 연구에서도 건강 생활습관이 좋은 대상자가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높다고 하였다[19].
기존 연구는 단순하게 만성질환의 유무가 민간의료보험 가입 결정에 영향이 있는지 분석하는 것에 그쳤다. 선행 연구에서는 만성질환이 없는 경우가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높다 하였다 [20]. 이는 민간의료보험 특성상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가입에 제한이 있어서 보인 결과라 사료 된다. 국내 민간의료보험의 대다수 연구는 이러한 가입자의 결정요인 분석에 국한되어있어, 실질적인 가입 유지자 중 해약 의향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만성질환을 5가지 질환군으로 분류하여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심·뇌혈관 질환 및 악성신생물의 질환이 있는 대상자의 민간보험에 대한 해약 의향이 낮았는데, 이는 중증질환 대상자가 민간보험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증질환은 여러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높으며 치료비 또한 크기 때문에 이러한 중증질환 대상자가 민간보험 가입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사료된다. 선행 연구에서도 만성질환이 발생하게 되면 일단 완치가 어려우며 치료비용도 높아지고 관련 의료수요 또한 늘어난다고 하였다[21]. 또한 척추·무릎·어깨 등의 관절 질환이 있는 대상자가 민간의료보험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보였는데, 이는 관절 질환의 경우 경증부터 중증과 관계 없이 대상자가 반복적으로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물리치료, 도수치료, 각종 영상 장비 치료 등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료비 부담에 있어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상자의 주관적인 신체·정신 건강 상태 인지 부분에서는 우울·불안감이 없다고 인지한 대상자가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이 더 낮다고 보였는데, 이는 선행 연구에서도 민간의료보험 가입자가 비가입자와 비교해 자신을 건강하게 인식한다고 하였다[22]. 기존 선행 연구들은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중 특히 소득 분위가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본 연구는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에서 더 나아가 대상자의 생활습관, 만성질환군,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를 분류하여 관련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에 대한 그동안의 선행 연구는 “누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였는가”에 대한 가입 요인에 관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실질적으로 민간의료 보험 가입을 유지하고 있는 대상자의 해약 의사를 직접적으로 파악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본 연구의 시도가 의미가 있다고 사료된다. 또한 본 연구는 2024년 하반기 정부가 발표 할 제2차 의료개혁의 내용과 맞물리는 분야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2024년 8월 30일에 열린 제6차 특위 회의에서 당해 말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의 관리 강화, 실손보험 구조 개혁 등을 발표한다고 하였다. 그 내용으로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 합리화, 실손보험 상품의 관리·계약 구조 혁신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하였다[23]. 이처럼 정부 의료개혁의 주요 과제인 실손보험 구조 개혁이 시행되면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와 의료기관, 보험회사 간 관련 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관련한 국건영 패널 데이터 자료 또한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보건·의료 분야 및 사회 정책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보건 산업의 확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24]. 이렇게 국내·외 상황을 모두 고려했을 때 현시점에 직접적으로 민간의료보험 수요자의 관점에서 시도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후속 연구에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2019년 데이터만 활용한 단면 연구의 한계로 인하여 명확한 인과관계로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여 일반화 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패널 데이터 구축 기간이 더 길어지고 보다 안정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보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있어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민간의료보험 중 실손형과 정액형 보험으로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구분하여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안전하게 운영이 되면서, 민간의료보험의 발전을 유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 생각된다. 또한 대상자의 특성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해약 의향 요인이 다르기에 차별화 전략으로 민간의료보험 상품을 기획 및 설계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 된다. 그렇지만 결국엔 민간 의료보험의 공급자와 수요자, 건강보험 정책 및 의료기관 모두의 영향을 모두 고려해야 보건의료 체계의 효율적인 보험 급여 관리와 의료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독일의 경우 민간의료보험 적용에 대한 의료수가 가이드라인을 의료기관협회가 작성 및 준수하고 있으며 호주는 공보험 이상의 의료수가를 책정해야 할 때 민간 보험사와 사전에 합의하도록 하고 있다[25]. 바람직한 의료 환경을 위해서 정부 정책의 제도와 규제에[26] 이처럼 유연성 있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민간보험사와 정부 및 의료기관이 서로 협력하여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한다면 관련 연구는 의료전달체계의 측면에서 발전적으로 다양하게 고찰될 것이고 이는 결국 의료 보장시스템을 개선하고 양질의 의료보장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