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의료기관의 전산화단층촬영장비(Computed Tomography, CT)의 사용은 질병 진단에 유용하나, CT에서 발생하는 X선이 과다할 경우 검사자 또는 방사선관계종사자 등에게 유해할 수 있다. 따라서 CT실을 포함한 X선 발생 장치를 사용하는 기관은 X선 차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1].
현재 CT실의 X선 차폐체로 주로 쓰이는 물질은 납(Lead)이다. 그러나 납은 유해 중금속으로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납은 인체에 흡수되면 심혈관계와 신경계에 만성적인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2]. 특히 납이 포함된 건축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납이 공기 중으로 휘발되어 인체에 대한 흡수율이 증가하게 된다[3]. 두 번째로 납 차폐체의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토양에 방치될 경우 납이 토양과 지하수로 유입되어 환경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4]. 이러한 단점들로 인해 납 차폐체는 납이 함유되지 않은 친환경 무연보드 차폐체로 대체가 필요하다. 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X선 차폐물질 중 황산바륨(Barium Sulfate, BaSO4)은 우수한 X선 차폐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이 있어 본 연구에 사용하였다. 황산바륨은 강도 강화를 목적으로 건축재료인 석고(Gypsum, CaSO4)를 혼합하여 사용하였다[5,6].
2020∼2022년 국내 1인당 의료방사선 검사 건수 중 CT 검사의 경우 전체 검사 건수의 3.8%에 불과하나 X선 피폭선량은 6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7]. X선 발생량이 많은 CT실에서 무연보드 차폐체에 대한 X선 차폐평가가 필요하나 CT 장비의 X선은 사방에서 발생하므로 Ion Chamber 등 기존 X선 계측기로는 측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필름 배지(Film Badge)와 유사한 원리인 CR(Computed Radiography) System을 사용하여 기존 X선 계측기의 단점을 보완하여 무연보드 차폐체의 X선 차폐평가를 시행하고자 하였다.
CR System은 X-ray가 CR Cassette 내부의 IP(Image Plate)에 있는 형광체(Phosphor)에 도달하면 형광체에서 가시광선을 발생하는 원리로 영상을 형성한다. 형성된 영상은 CR Reader를 통해 디지털화하며, 영상 내 Gray Scale 측정이 가능하다[8]. CR System과 필름 배지는 실시간으로 X선량을 측정하지 못하지만, 산란선을 포함한 누적 X선을 측정할 수 있으며, 사용하기 간편하고 휴대성이 편리하다[9,10]. 특히 CR System은 타 선량계와 달리 국내 병원, 의료기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본 연구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의료방사선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CT실에서 자체 제작한 무연보드 차폐체가 기존 납을 대체할 수 있는 X선 차폐능력이 있는지 CR System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확인하였다.
Ⅱ. 대상 및 방법
1. 실험 대상
CR System을 이용한 실험을 위하여 Fig. 1과 같이 석고와 황산바륨을 혼합한 무연보드 차폐체를 제작하였다. 무연보드 차폐체는 70×70 mm2 면적에 황산바륨 무게비 25%, 50%로 분류하였으며, 두께 10 mm, 15 mm, 20 mm로 하여 총 6개를 제작하였다, 기존 차폐체와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같은 면적에 두께 1.0 mm, 1.5 mm, 2.0 mm의 납 차폐체를 사용하였다.
2. 실험 기기 및 재료
무연보드 차폐체의 X선 차폐능력 평가를 위해 CT 장비 (Spectral CT 7500, Philips, Netherland)와 CR System (REGIUS model 110, KONICA MINOLTA, Japan)을 사용하였다. 이미지 처리 시스템으로 Image Software (Image J,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USA)를 사용하였다. 차폐체 제작 재료로 납(99.9% purity lead, 선일쉴드텍), 황산바륨(99% BaSO4 Average particle (size :10 μm3, 세전인터네쇼 날), 석고(99% CaSO4, 문교)를 사용하였다.
3. 실험 방법
황산바륨 농도와 두께가 각각 다른 무연보드 차폐체 6개와 1.0, 1.5, 2.0 mm 두께의 납을 Fig. 1과 같이 35×43 cm2 size IP에 고정하고, 후방산란 차단 목적으로 두께 4 mm 납을 IP 뒤에 설치하였다. 이후 Fig. 2와 같이 IP를 CT Gantry 중심에서 직선으로 가장 가까운 벽이 위치한 3.2 m 거리에서 중심과 같은 높이로 2주간 비치하였다. CT실은 2주 동안 총 712건의 CT 검사가 이루어졌으며, 실험 동안 실행한 CT 검사 항목과 환자 피폭 선량은 Table 1과 같다. 배치 2주 후 IP에 고정한 납 차폐체와 무연보드 차폐체들을 제거하고, IP를 CR Reader기에 넣어 X선 영상을 획득 후 DICOM 파일로 변환하였다. 생성된 DICOM 파일은 imageJ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Fig. 3과 같이 차폐체가 있던 자리의 중심에서 지름 2 cm 크기의 원형의 관심 영역(Region of Interest, ROI)을 설정하여 ROI 내 Pixel Value(PV)의 평균(Mean)값과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값을 측정하였다.
Ⅲ. 결 과
2주간 총 6개의 무연보드 차폐체를 올려놓은 IP를 환자 검사가 이루어지는 CT실에 노출 후, CR Reader기에 현상하여 Fig. 4와 같은 X선 영상을 획득하였다. 현상한 X선 영상의 PV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Table 2와 같으며 평균 PV값은 Background PV를 제외한 값을 사용하였다. Fig. 5는 Table 2의 차폐체별 평균 PV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무연보드 차폐체의 평균 PV값을 분석한 결과. 무연보드 차폐체의 황산바륨 농도가 높을수록, 두께가 두꺼울수록 평균 PV 값이 증가하였다. 무연보드 차폐체의 황산바륨 함량이 높아질 수록 두께 변화에 따른 기울기 차이가 줄어들었다. 무연보드 차폐체의 표준편차 PV값은 차폐체의 두께, 황산바륨 함량과 연관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납 차폐체와 무연보드 차폐체의 평균 PV 비교 결과 황산바륨 25% 함량 무연보드 차폐체는 두께를 20 mm까지 증가해도 두께 1.5 mm 납 차폐체보다 PV가 낮게 나타났으며, 두께 10 mm 무연보드 차폐체는 두께 1.0 mm 납 차폐체보다 PV가 낮게 나타나 X선 차폐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께 20 mm에서 황산바륨 50%, 함량 무연보드 차폐체는 납 1.5 mm 수준의 X선 차폐능력을 나타내어 CT실 X선 차폐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Ⅳ. 고 찰
본 실험에서는 친환경 X선 차폐물질인 황산바륨과 석고를 이용하여 무연보드 차폐체를 제작 후 CT실내 CR System을 이용한 X선 차폐평가를 진행하여 CT실에서 기존 유해물질인 납 차폐체를 대체할 X선 차폐능력이 있는지 평가하였다.
납을 대체하기 위한 황산바륨에 관한 연구는 국외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Katoh. Y 등의 연구에서는 일본에서 시판하는 무연보드(IKEN BOARD)를 이용하여 관전압 변화에 따른 무연보드의 X선 차폐능력 및 납 당량 등을 측정하였다. 본 실험의 무연보드와 성분비가 다르지만, IKEN BOARD는 두께 25 mm로 제작 시 X선 관전압 100 kV에서 1.7 mm 납 수준의 X선 차폐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1]. Esen. Y 등의 연구에서는 황산바륨 함량을 달리 한 콘크리트 차폐체를 제작하여 X선과 γ선의 에너지 변화에 따른 X선 차폐능력을 측정하였는데, 차폐체는 황산바륨 함량이 높을수록 더 높은 X선, γ선 차폐능력을 나타내어 기존 γ선 차폐에 쓰이는 콘크리트의 두께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12]. CT실에서 CR System을 이용한 X선 측정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데, Fukuta. A 등의 연구에 따르면 CT beam center에서 공기 커마(Air Kerma, μGy) 값이 증가하면 CR System에서 현상된 영상의 PV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3]. 국내의 경우 Kim GH 등 의 연구에서 전산모사를 이용하여 바륨의 X선 차폐능력을 평가 하였으며, 납의 X선 차폐율이 93.92%일 때 바륨은 78.51% 수준의 차폐율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14]. Jeong HW 등의 연구에서는 두께 1.5 mm의 산화납-황산바륨 차폐체를 자체 제작하여 2장을 사용할 경우 두께 0.5 mm 납 수준의 X선 차폐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15].
CT실의 X선 차폐평가를 하기 전에 CT실의 방사선 방어벽 기준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방사선 방어벽의 바깥쪽에서 측정한 방사선 누설 선량 및 산란 선량의 합계를 주당 100 mR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16]. 미국 방사선 방호위원회(National Council on Radiation Protection, NCRP)에서는 CT실 방어벽을 설계하는 개념과 산출방식을 제안하고 있는데, CTDI(Computed Tomography Dose Index)를 이용하여 CT 장치의 방어벽 두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17]. CTDI를 이용하여 CT 장치의 이차선 공기 커마값을 구한 후 매개변수가 포함된 식을 사용하여 방어벽을 계산하는데, 해당 식을 이용하여 국내 종합병원 CT실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X선 관전압과 환자 수 및 거리로 계산한 결과 CT실 2차선 방어 벽의 납 두께는 약 1.5 mm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18]. CT 실을 포함한 국내 의료기관의 경우 X선 방어시설에는 1.5 mm의 납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16].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1.0, 1.5, 2.0 mm 두께의 납 차폐체를 이용하여 무연보드 차폐체의 X선 차폐능력을 비교하였다.
본 실험은 CT실에서 무연보드 차폐체의 X선 차폐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CR System을 이용하였다. 진단용 X선 방사선의 방어 용구 실험은 주로 좁은 빔의 일반촬영 장비를 이용한 방법이 KS 산업규격 등을 통해 규정되어 있다[19]. 그러나 CT 장비에 사용하는 X선 차폐체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CR System은 산란선을 포함한 누적 X선을 측정할 수 있으며, 사용법이 간단하고, CT실에서 IP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X선 측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9]. 또한, 타 X선 계측 장비와 달리 CR System은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널리 쓰이는 장비로, 병원 내에서 쉽게 구하여 사용할 수 있다.
무연 보드 차폐체를 각각 황산바륨 농도 25%, 50%, 두께 10, 15, 20 mm로 총 6개를 제작하여 X선 노출 후 CR System 으로 영상을 획득하여 분석한 결과, 황산바륨 농도 25% 이내, 두께 10 mm이내 무연보드 차폐체들은 PV 값이 납 두께 1.5 mm에 미치지 못해 CT실의 X선 차폐체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산바륨 농도 50%, 두께 20 mm 무연보드 차폐체는 납 두께 1.5 mm의 수준의 PV 값을 나타내어 CT 실에서 기존 납을 대체할 수 있는 X선 차폐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사방에서 X선이 나가는 CT실의 특성 상 무연보드 차폐체의 미세한 위치 차이로 인한 방향 의존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줄이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병원마다 사용하는 CT 프로토콜이 다르므로 본 실험에 사용한 CT 장비와 다른 X선 관전압을 사용하는 CT 장비의 경우 결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친환경 X선 차폐물질인 황산바륨과 석고를 혼합한 무연보드 차폐체를 제작 후 CR System을 사용해 차폐체들의 X선 차폐능력을 비교하였다.
무연보드 차폐체는 각각 황산바륨 농도 25%, 50%, 두께 10 mm, 15 mm, 20 mm으로 하여 총 6개를 제작하였으며, 비교를 위해 두께 1.0, 1.5, 2.0 mm 납을 추가로 준비하였다. 실험은 총 9개의 차폐체를 IP 위에 놓고, CT 검사가 이루어지는 CT 실에 2주간 비치 후 CR Reader를 통해 차폐체들의 X선 영상을 획득하고 영상의 PV값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차폐체의 평가 기준은 무연보드 차폐체의 PV가 기존 CT실에서 사용하는 1.5 mm 납의 PV값보다 높은지 여부로 확인하였다.
실험 결과 황산바륨 농도 25% 이내, 두께 10 mm이네 무연 보드 차폐체들은 PV값이 납 두께 1.5 mm에 미치지 못해 CT실의 X선 차폐체로 사용하기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산바륨 농도 50%, 두께 20 mm 무연보드 차폐체는 납 두께 1.5 mm 이상의 PV값을 나타내어 기존 CT실에서 납을 대체하는 X선 차폐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