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3D 프린팅이란 캐드 (computer aided design, CAD) 시 스템을 사용하여 제품을 디자인하며, 디자인된 데이터를 바 탕으로 여러 가지 소재를 한 층씩 인쇄하면서 3차원 구조물 을 만드는 기기이다[1]. 1984년,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되 었고, 1986년에 금속 3D 프린팅이 출원된 후 2014년에 특 허가 만료되었다. 그에 따라 항공, 의료, 자동차, 선박 등 제 조업에 전반적인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2].
3D 프린팅 기술은 대량생산 시스템과 노동력 중심이 되 어왔던 기존 제조업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차세대 생산 기술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보건의료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은 의료비용 절감, 의료기기의 맞춤 제작에 풍부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어 보건산업 분야에서의 3D 프린 팅 활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3,4].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수술 성공률을 향상하고, 맞춤형 의료 임플란트를 제 작하는 등 개인의 신체적 조건에 따른 맞춤형 제품 제작이 가능함에 따라 보건의료 분야의 새로운 생태계가 도래할 것 이라는 전망이다[5,6]. 특히 김형균 등은 상지 의료영상 검 사 보조기구를 3D 프린팅 기법으로 자체 제작함으로써 어깨 관절의 일반 방사선 검사(shoulder X-ray)와 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검사에 활용할 수 있 다고 보고한 바 있다[7].
X-선 검사는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사 에 활용되고 있으며, 그 검사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일반촬영은 대략 2.68억 건으로 나타나 며, 이는 2016년 2.25억 건에서 약 19% 증가한 수치이고 최 근 4년간 연평균 6.1%씩 증가하고 있다. 이 중 흉부 검사의 경우 2007년 대비 2019년에는 64% 증가했으며, 연평균 7.5%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
2010년 12월 한 달간 광주광역시 일개 대학병원 응급실 에 내원한 1,270명의 환자 중 응급 방사선 검사를 시행한 비 율이 56.6%였으며, 응급 방사선 검사 중 흉부 검사는 455건 (55.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9].
이러한 상황 속 환자의 의복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등산복과 같은 아웃도어 의류는 흉부에 금속 물 질이 부착되어있는 디자인이 많으며 이는 검사에 있어 문제 를 초래한다. 한상경 등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 는 2013년 6조 4000억원 규모로 세계 2위에 달하였다. 시 장의 성장과 더불어 아웃도어 의류를 생활화한 아우트로 (outro)패션이 등장하며 일상복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 다[10]. 2020년에 발표된 국가통계포털(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 KOSIS)의 ‘연휴 및 대체 휴일 기간 동안 여가활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책 및 등산을 여가 활동으로 보낸 인원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1].
응급실의 특성상 빠른 시간 내의 검사가 요구된다. 하지 만 상의의 흉부에 금속물질이 있는 경우 이를 영상에 나타 나지 않게 하려면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다. 또한, 현 COVID-19로 인한 감염병이 확산하여 응급실 내원 환자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고, 방사선사는 환자의 접촉이 최소 한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응급실 내 흉부 검사의 증가와 아웃도어 의류의 일상화에 맞춰 흉부 검사 시 방해가 되는 의복을 착용한 환 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사선 검사 보조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본 논문의 목적은 3D 프린팅을 활용한 응급실 침대 위 흉부 전후 방향 검사시간 단축을 위한 상의 고정 장치(upper wear fixation device, UWFD)를 개발하는 것 이다.
Ⅱ. 대상 및 방법
1. 제작
보조기구는 갈고리, 고무밴드, 스트랩, 집게의 4부분으로 구성하였다. 스트랩과 고무밴드, 집게 부분은 비교적 구하 기 쉽고 저렴한 기성제품을 활용하였으며 갈고리는 3D 프린 팅 기법을 사용하여 직접 제작하였다.
1) 갈고리(Hook)
(1) 모델링
3D 모델링 프로그램 Autodesk Fusion360 (Version 2.0.10806, Autodesk, Inc., San Rafael, CA, USA)을 이 용하여 UWFD의 갈고리 부분의 3D 모델링을 설계하였으며, 휴대성, 내구성, 검사 편리성, 응급 침대 프레임의 직경에 중점을 두고 모델링을 하였다. 설계 중 휴대성을 충족하기 위해 윤희영 등의 대학병원 가운 개발에 관한 연구를 참고 하여 방사선사 가운 (lab gown)의 주머니 사이즈를 가로 200 mm, 세로 235 mm로 특정하였으며[12], 이보다 작은 가로 75 mm, 세로 125 mm, 두께 15 mm로 제작함으로써 가운 주머니에 휴대가 용이하도록 설계하였다. UWFD는 침 대 머리 쪽 프레임에 걸어 사용하는데, 침대의 종류마다 프 레임 직경이 다를 수 있어 이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하기 위 해, 고리의 크기는 입구 35 mm, 내경 45 mm로 제작하였 다. 갈고리와 스트랩의 안정적인 결합을 위해 하단부에 구 멍이 있는 일체형으로 모델링 하였다. 스케치가 완료된 도 안을 그대로 돌출(extrude)하면 각진 형태가 되므로 모든 모서리를 모따기 기능(trim)을 사용해 6 mm 깎아 곡선형태 의 모델을 완성하였다(Fig. 1).
(2) 프린팅
갈고리 제작은 액상 수지의 재료를 레이저 형식으로 사용 하는 광경화성수지 적층 조형(stereo lithography apparatus: SLA) 방식의 3D 프린터(Form2, Formlabs, Somerville, MA, USA)를 사용하였다. STL파일을 PreForm (3.18ver)을 사용하여 적층두께(layer thickness) 0.1 mm, 적층 수 849 개, 부피(volume) 59.22 ml로 설정하여 출력하였고, 출력시 간은 5시간 45분 소요되었다(Fig. 2).
후처리 과정은 폼 워시(FH-WA-01, Formlabs, USA)를 이용하여 SLA 프린터의 특성상 표면에 남아있는 레진 잔여 물을 70분간 세척하였다. 그리고, 재료 특성을 극대화하여 부품의 강도와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폼 큐어(FH-CU-01, Formlabs, USA)를 이용하여, 60°C에서 60분간 경화했다 (Fig. 3).
2) 스트랩(Strap)
스트랩은 길이 조절이 가능한 웨빙밴드(webbing band) 형태로 제작하였으며 원활한 길이 조절을 위해 나일론 재질 의 밴드를 채택해 버클과 마찰을 줄이도록 설계하였다. 스 트랩과 갈고리를 연결하는 클립부위를 고정함으로써 스트 랩의 공회전을 막아 한 손으로도 손쉽게 길이 조절이 가능 하게 설계하였다. 스트랩의 끝부분은 소가죽을 덧대 조절 시 마찰을 줄여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디자인의 완성도를 향상하였다(Fig. 4).
3) 고무밴드(Rubber band) & 집게
스트랩을 통해 조절된 UWFD는 고무밴드의 장력을 사용 하여 추가적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집 게는 대상자의 의류에 사용했을 시 최소한의 손상으로 최대 한의 고정력을 얻을 수 있는 집게를 사용하였다(Fig. 4).
2. 분석방법
UWFD의 유용성 평가는 현 COVID-19로 인해 시연 동영 상을 사전에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배포하고, 연구에 자발적 으로 동의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하 였다. 평가항목은 일반적 특성과, 리커트(Likert) 5점 척도 로 측정된 안정성(stability), 편리성(convenience), 활용성 (availability), 선호도(preference)의 5가지 항목으로 조사 하였다.
통계학적 분석은 SPSS (Ver. 27.0, IBM Inc., Chicago, Ill, USA)를 사용하였으며, 설문 문항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값으로 측정하였다.
5가지 항목에 대하여 일반적인 특성에 따른 차이 비교는 Mann-Whitney U 검정을 사용하였으며, 항목에 대한 연관 성 검정은 Spearman의 상관분석을 하였고, p<0.05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Ⅲ. 결 과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제작한 갈고리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고무밴드, 스트랩 및 집게의 총 4부분으로 결 합되어 완성된 보조기구는 Fig. 4와 같다.
완성된 보조기구에 대한 유용성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설 문조사 결과 총 30명으로부터 수집되었으며, 남성은 23명, 여성은 7명이었다. 평균연령은 32.87±11.20세였으며, 20 대가 20명, 30대 이상이 10명이었다. 현재 근무하는 기관은 상급종합병원이 8명이었고, 그 외 종합병원 이하가 22명이 었다. 근무 경력은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334개월로써, 평 균 85.47±98.69개월로 조사되었으며, 3년 미만의 경력자 가 10명, 3년 이상의 경력자는 20명이었다(Table 1).
설문 응답에 대한 내적 일관성 신뢰도 검증은 Cronbach’s α값을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안정성, 편리성, 활용성, 선 호도에 대한 Cronbach’s α값은 각각 0.906, 0.746, 0.876, 0.886으로 나타나 모두 0.7 이상의 신뢰도를 보여주었다.
안정성은 총 평균 3.9±0.8이었으며, 의류손상 가능성, 위험성, 집게의 고정력, 갈고리 안정성, 내구성 항목에 대하 여 각각 3.6±1.0, 4.2±0.8, 3.8±0.9, 4.0±1.0, 3.9±0.9, 3.9±0.8로 나타났다(Table 2).
편리성은 총 평균 3.9±0.7이었으며, 사용 간편성, 직접 제작 가능성, 휴대 편리성, 사전교육 없이 사용 가능성, 결 합 용이성 항목에 대하여 각각 4.3±0.8, 3.6±1.1, 3.9±0.9, 3.8±1.0, 3.9±1.0으로 나타났다.
활용성은 총 평균 4.0±0.9이었으며, 흉부 검사 시 도움, 응급 상황 시 도움, 이동 촬영 시 도움, 기타 범용성 항목에 대하여 각각 4.0±1.2, 3.9±1.1, 4.1±1.0, 4.0±0.9로 나 타났다.
선호도 항목의 리커트 5점 척도의 측정 결과, 총 평균 3.8±1.1이었으며, 임상 사용, 동료 추천 항목에 대하여 각 각 3.7±1.2, 3.9±1.0으로 나타났다. 완성도 질문에는 하 (下) 1명 (3.3%), 중(中) 16명(53.3%), 상(上) 13명(43.3%) 으로 나타났다. 예상 제작 비용 질문에서는 5만원 이하 18 명(60%), 5-10만원 이하 8명(26.7%), 10-15만원 이하 3명 (10%), 15-20만원 이하 1명(3.3%)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구입 시 지급 가능 비용은 5만원 이하 18명(60.0%), 5-10만 원 이하 10명(33.3%), 10-15만원 이하 2명(6.7%)으로 조사 되었다. 마지막으로 UWFD를 구입한다면 검사에 사용할 의 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사용할 의사가 있다 20명 (66.7%), 사용할 의사가 없다 10명(33.3%)으로 나타났다.
성별 및 기관 특성에 따른 Mann-Whitney U 검정 결과, 모든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 였다(P>0.05, Table 3).
Spearman의 상관분석 결과, 안정성, 편리성, 활용성, 선 호도 항목에 대하여 상관계수는 최소 0.625에서 최고 0.865 까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p<0.01, Table 4).
Ⅳ. 고 찰
본 연구는 지퍼 및 단추와 같은 악세서리가 부착된 상의 를 착용한 응급실 내원 환자의 흉부 전후 방향 검사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상의고정장치(UWFD)를 개발하였다.
이지나 등에 따르면 아웃도어 의류 시장 규모가 확장됨에 따라 일상복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으며[13] 이러한 패션 트 렌드로 인해 흉부에 금속물질이 부착된 의류를 입은 환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최재철 등은 어지럼증 증상 을 호소하는 환자의 다수가 응급실을 통해 내원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4,15]. 실제 검사에서 어지럼증 환자는 상체를 일으킬 때 더 심한 어지럼증을 느낌으로써 탈의가 불가능하 여 검사가 지체될 수 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환자의 증상 발현 후 2시간 이 내 응급의료센터 도착을 생존율 증가의 시간으로 정의한다. 안혜미 등의 연구에 따르면 증상 발현 후 골든타임 내 응급 의료센터 지연율이 56.0%로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나 검사 시간의 단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16]. 따라서 응급실 내 흉부검사시간 단축은 골든타임을 준수함으로써 급성응 급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3D 프린팅을 적용함으로써 응급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형 태로 설계할 수 있었고, 추가적인 수정 또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하였다. 제작한 상의고정장치의 유용성 평가를 위해 방사선사로 재직 중인 30명을 대상으 로 비대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평가항목으로 안 정성, 편리성, 활용성, 선호도의 4가지 항목으로 조사하였 으며, 모든 항목에서 3.8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였고, 성 별이나 의료기관의 종별에 따른 통계적인 차이는 발견하지 못하였다(p>0.05). 이는 비교적 저렴하고, 제작하기 쉬운 간단한 보조용구임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도 가 높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Spearman의 상관분 석 결과는 안정성, 편리성, 활용성, 선호도 모두 양의 상관 관계로 나타남으로써, UWFD를 검사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편리해야 하며,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 고, 누구나 쉽게 제작 가능해야 검사에서 실제 사용될 것으 로 판단되었다.
UWFD는 아웃도어 의류뿐만 아니라, 악세서리가 부착 된 다양한 의복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COVID-19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상의를 탈의하지 않고 흉부 엑스선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흉부검사를 진행하는 방사선사는 검사 시 환자와의 밀접 한 접촉으로 인해 병원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최현우 등의 연구에 따르면 대구의 K대학병원의 방사선사 50명 중 52%가 COVID-19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고되어 방사선 사 직군은 감염병 확진의 고위험군에 속할 것으로 사료된 다[17].
따라서 UWFD를 사용하여 환자와의 접촉과 검사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시킴으로써 방사선사와 환자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지 못한 점과 설문조사에서 충분한 표본 수 를 고려하지 못한 점은 본 논문에서 제한 점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의 성과가 학술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에는 미흡한 점이 있으나 향후 보완 연구를 통하여, 한 층 완성된 제품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Ⅴ. 결 론
결론적으로 3D 프린팅을 활용하여 응급실 침대 위 흉부 전후 방향 검사시간 단축을 위한 상의 고정 장치를 개발함 으로써 검사 시 신속성과 비접촉성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UWFD는 감염 방지와 영상에서의 병변을 확인함에 있어 불 필요한 부분을 배제하기 위한 보조기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3D 프린팅을 활용한 보건 의료 분야에서의 보조기구 제작에 지속적인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초 자료 및 초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