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는 2019년 12월 아시아권에서 처음 발생한 뒤 대륙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발 열과 기침을 동반하며 노약자나 기저 질환자는 감염되기 쉬 우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의 위험성으로 인해 2020년 1월 30일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에 이어 3월 11일 팬데믹(PANDEMIC)을 선포하였다[1-3].
이 같은 전염병은 밀집된 공간에서 환자를 포함한 방문객 이 많은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어 전염될 수 있으며[4], 실제 2015년 국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창궐할 당시 전체 감염자 중 상당수가 의료기관을 방문한 슈퍼 전파자를 통하거나 밀 집된 장소인 의료기관에서 일어났다[5]. 보건 의료인의 감 염은 총 36명이었고, 이는 감염 물질과 확진 환자와 접촉하 는 환경에 노출되는 직업적 환경 특성으로 보건의료인을 위 한 감염관리가 필요함을 나타낸다[6].
이처럼 사람 간의 전파가 쉽고 치명적인 감염병에 대응하 기 위해서 확진 환자의 검사가 원외에서 이루어진다면, 의 료기관 내로의 이동을 막을 수 있어 효과적으로 감염병 전 파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7].
한편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은 흉부 방사선검사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모두 높아서 폐 실질 및 종격동 부위의 모호한 질병에 특히 유용한 검사이 다[8,9]. COVID-19의 발병 초기 환자의 상당수는 흉부 방 사선검사 영상에서는 정상적인 소견으로 보이기에 CT를 통 한 영상 제공이 필요하며[10], 첫 CT 영상 검사 후 질병의 진행 정도나 중증도를 판단함에 있어 추가적인 CT 영상 제 공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11].
그러므로 감염병 상황에서 영상 검사는 필수적이기 때문 에 감염환자로부터 교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영상의학과 는 병원 건물 안에서 환자의 이동 동선을 새로 만들고 검사 실을 분리 하거나[12], 건물 안에서 이동 가능한 CT를 이용 하여 감염 환자의 영상 검사를 제공한 사례가 있다[13]. 또 다른 보고에는 병원 건물과 분리하여 선별진료실에 방사선 검사실을 설치하여 검사를 진행한 사례가 있으나[14], 병원 건물과 완전히 분리되어 선별 진료실 형태의 CT실을 이용 해 의료영상을 제공한 사례에 관한 보고는 없었다. 또한, 영 상을 제공하는 장비와 검사계획을 포함한 영상 품질관리의 개념은 의료영상 전반에 중요한 이슈이며[15]. 폐질환 검사 를 포함해 의학적으로 영상정보 제공에 사용되는 CT검사는 영상의 품질에 가장 관련이 있는 조사선량을 줄이며 검사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16,17].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상 황 중에 영상의 품질을 평가하는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COVID-19 상황 중 일개 국가지정 의 료기관이 감염 관리의 일환으로 병원 건물과 완전히 분리된 이동형 병원 CT실을 이용한 영상의학과의 경험과 운영 방 법을 소개하고, 제공된 의료 영상의 품질에 대한 평가를 설 명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이동형 병원 CT실에서 COVID-19 확진 환자 및 의심 환 자 등에게 적용할 검사의 과정을 설명하며, 소독 방법 및 장 비 운용에 필요한 가동 환경을 공유하고 제공된 의료 영상 의 품질에 관해 분석한 연구로써 연구 대상자 수의 구체적 인 산출 근거를 도출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AS 9.4(SAS Institute, Cary, NC)를 이용하여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이동형 병원 CT(Ingenuity CT, Philips Medical Systems, Cleveland, USA)실의 영상 화질과 고정식 원내 CT(SOMATOM Definition Flash, Siemens, Germany)실의 영상 화질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1. 이론적 정의
이동형 병원 CT란 컨테이너 안에 CT를 장착하여, 차량을 이용해 별도의 장소에 정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의 미한다(Fig. 1). 본문에 표현된 이동형 병원 CT를 이용해 검 사한 COVID-19 환자라 함은 확진 환자, 의심 환자, 조사대 상 유 증상자 등을 포함한다[18].
2. 검사 과정
검사 요청을 받으면 영상의학과에서 환자 정보와 검사 부 위를 해당 부서에 유선 상과 원내 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해 중복으로 확인하며, 검사를 접수한다. 방사선사 2인은 응급 실 내 갱의실로 이동하여 보호장구를 착의하며, 원내 동선 통제 팀에 병원 직원 및 내원객의 동선 통제를 요청한다. 보 호장구 착용 후, 본관 외부에 위치한 이동형 병원 CT실로 이동한다(Fig. 2).
검사실 도착 후 검사 도중 환자의 기침으로 인한 침방울 이나 비말로 인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검사실 내부의 에 어컨을 OFF 시키고[2], 검사 후 검사실 소독 시 사용되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격리 폐기물 통 준비가 완료되면 해당 부서에 전화하여 검사할 환자를 이송 요청한다.
방사선사 A는 환자 도착 시 검사실 내부로 진입할 수 있 는 리프트를 무선 리모컨으로 조작을 해주며 방사선사 B는 환자 도착 시 개방형 질문으로 환자 확인 후 CT실 내 검사 테이블에 위치시키고, 검사 처방에 따른 환자 자세 및 검 사 방법, 검사소요 시간을 환자에게 설명한 후 낙상 방지 용 고정용구를 이용하여 환자를 고정한 뒤 검사를 시작한 다(Fig. 3).
3. 장비 가동 환경 및 소독 방법
급격한 온도 및 습도의 변화 발생 시, CT 장비의 Detector module, X-ray tube 등 주요 구성품에 중대한 고장이 발 생할 수 있어 제조사에서 제공한 매뉴얼에 따라 Gantry room 온도는 18 °C~24 °C로 습도는 35%~70%를 유지하 고, Control room 온도는 15 °C~24 °C로 습도는 35%~70 %로 유지하였다.
획득된 의료영상은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였으며, 검사 완료된 CT 영상은 Digital Image Communicated of Medicine (DICOM)으로 저장되어 원내 네트워크를 통해 병원 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PACS)으로 전송하였다. 검사 종료 후 중앙방역대책 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개정되어 전달받은 최신 지침을 적용하여 소독 조치를 했다. 소독 순서로는 개인 겉 장갑 교체 후 소독 티슈로 검사실 내부 장비 및 콘솔 룸을 소독한 후 1 : 100 희석 락스로 검사실 내 바닥을 소독하고 폐기물통을 이중 봉인시켰다. 검사실 내 환기를 위해 2시간 동안 폐쇄하고 환기 안내 팻말과 함께 개방형으로 환기하였으며[18], 검사실 퇴실 후 지정된 장소에 오염 폐기물을 위치시키고, 응급실 내 음압 격리실 전실에서 보호구를 탈의하였다. 환기하는 동안 에도 주기적으로 온도와 습도 유지를 확인하였다.
4. 업무분장 및 인력체계
COVID-19 검사에 참여한 방사선사 인원은 총 27명으로 (4월 15일 기준), 일반 방사선검사와 CT뿐 아니라, 자기공 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e; MRI) 검사 요청에도 신속하게 영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원을 배정하였으 며, 혈관조영술 및 중재적 시술에 대응하기 위한 응급 시술 대기조도 편성하였다. 또한, 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외부 검사실(이동형 병원 CT, 방사선검사)에 동시다발적인 검사 요청에 대비하여 인원을 조정하였다. 검사 시 2인으로 조를 편성하여 의료진 안전과 검사 후 감염관리, 새로 도입된 장 비에 대한 교육 등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야간 당직의 경우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정부가 해외 감염병 위 기 경보를 격상하고, 2월 중순 대구 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의 발생 추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근무조와 인원 을 개편하며 운영하였다.
5. 영상 화질평가
영상의 화질 평가는 객관적 지표로 보건복지부령 제672 호의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제정되 어있는 팬텀영상검사 점수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주관적 지 표는 영상정보 항목 점수표를 활용하였다[19]. 주관적 평가 는 20년 차 이상 영상의학과 전문의 각 2인에게 무작위로 선택된 20개의 영상(원내 10개, 원외 10개)의 점수를 기준 으로 하여 분석하였다.
6. 통계 분석
통계적 분석은 SAS 9.4(SAS Institute, Cary, NC)를 이용 해 원내 영상과 원외 영상의 각각 수집된 63점 만점인 영상정 보 항목 점수를 사용하였고, 두 집단 간 비교는 Wilcoxon Rank-sum test 비모수 통계분석을 이용하여 두 집단 간 영 상정보 항목 점수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Ⅲ. 결 과
1. COVID-19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검사 항목별 시행 건수 및 검사 소요시간
연구 대상 COVID-19 환자 이동형 병원 CT실의 검사 제 공은 11주 동안(4월 15일 기준) 총 170명, 185건의 검사를 수행하였으며, 검사받은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으로 남성이 103명으로 60.6%, 확진자는 98명으로 57.6%였으며, 검사 받은 환자의 평균연령은 48.7세였다(Table 1).
검사 항목별로는 비 조영증강 검사로만 진행했으며, 일반 흉부 172건, 복부 6건, 두부 4건, 부비동 2건, 안면 2건을 검사하였고, 검사 준비부터 검사 완료되는 총 소요 시간은 평균 33분으로 나타났다.
2. 영상 화질의 객관적 평가
이동형 병원 CT실에서 검사한 COVID-19 환자 영상에 대한 객관적 지표인 팬텀영상검사의 7가지 기준항목을 활용 하였다(Table 2). 항목별로는 물의 CT 감약계수(X선 흡수 계수) 0±7HU, 노이즈 기준 5HU 이하, 균일도 기준 중심 부와 주변부 간 5HU 이하, 공간 분해능 기준 1.0 ㎜ 이하까 지 식별 가능, 대조도 분해능 기준 6.4 ㎜ 이하까지 식별 가 능, 슬라이스 두께 측정 시 오차범위 +1 ㎜ 이상, -1 ㎜ 이 하 기준, 인공물 유무 기준으로 평가하며[19], 합격 기준을 충족하였다.
3. 영상 화질의 주관적 평가
주관적 지표의 항목별 점수의 만점은 인공물 10점, 영상 스캔 범위 12점, 영상 재구성 적정성 9점, 절편 두께 및 다 평면 영상의 적정성 17점, 해상도 및 대조도 15점으로 각 항 목의 총합은 63점 만점이며[19], 본 연구의 항목별 점수의 평균은 다음과 같다(Table 3).
항목별로 수집된 영상정보 항목 점수의 p 값이 모두 유의 수준 0.05 이상의 값을 나타내어 원내 CT와 이동형 병원 CT의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Ⅳ. 고 찰
활발한 국제교류와 국가 간의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신종 감염병 문제 해결에 대해 직면해 있고 파급력 역시 커지고 있다. 국가 간의 방역 대책 수립과 확산의 최소화를 위한 국 제사회의 협력이 강조되고 있다[20].
본 연구는 COVID-19 유행 기간 중 감염 방지의 일환으 로 국내에서 유일한 이동형 병원 CT실을 이용해 COVID-19 로 인한 폐렴 진단에 중요한 의료 영상을 제공한 사례의 경 험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기존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기간 중 선별 방사선검사실을 이용하거 나, 이동형 CT를 이용해 의료영상을 제공한 경험이 있는데 [13,14], 본 연구에서는 감염병 상황에 병원 건물과 완전히 분리되어 이동할 수 있는 차량용 CT실을 활용한 첫 사례로 검사에 참여한 방사선사 모두 감염에 의한 증상 발현이 없 었다는 것과 재난 상황에 집중하여 간과할 수 있는 의료 영 상의 품질까지 평가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이동형 병원 CT실의 설계가 국내 재난 상황에 대비하여 출동하는 목적으로 설계해 조영 증강 검사를 감당하기에 인적, 물적 투입의 어려움이 있어 조영 증강 검사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는 물리적인 한계점 이 있었으나, COVID-19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을 평가 하는 데 있어 적절한 의료영상을 제공했다는 측면과 전염력 이 강한 감염병에 대응해 의료기관과 완전히 분리된 검사실 로서의 역할은 한계점보다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한, 감염병 상황에 대비한 내부 환기 시스템 구축이 없었다 는 부분과 장비 가동 환경이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 있 다는 점, 기저 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를 위한 이송에는 제한이 있다는 것은 추후 비슷한 감염병 상황에서 핵심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감염 및 전염성 질환에 대 한 충분한 경험이 없는 COVID-19 상황에서 감염 관리의 일 환으로 별도의 장소에 정착해 사용하는 재난 이동형 병원 CT를 활용하여 대처한 실제 사례의 경험과 제공된 의료 영 상 품질에 대한 유용성을 평가한 결과를 설명하고자 하였 다. 그 결과, 고정식 원내 CT실과 비교하여도 폐렴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데 유의한 차이가 없이 적절한 의료 영상 을 제공하였으며, 검사자 중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PCR 검 사를 시행하였고 양성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를 통해 향후 예측할 수 없는 재난과 추후 감염 및 전염성 질환이 재출현할 수 있는 상황에 영상의학과가 효율 적으로 대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